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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두울] 섹스는 자원봉사가 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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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혜 
처음부터 이 책은 나에게 새로운 질문이었다. 섹스와 자원봉사. 제목은 그냥 제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섹스와 자원봉사라는 절대로 공존할 수 없는 두 가지가 나란히 제목으로. 떡하니. 섹스가 자원봉사가 될 수 있을까? 그것도 장애인을 상대로 한 자원봉사의 한 아이템으로? 책에서 접한 내용은 무척 쇼킹했다. 섹스 서비스를 장애인에 대한 서비스 아이 템에 넣은 것도 그러했지만, 그러니까 단순히 성교육이 아니라 진짜 섹스를, 실제로 여러 가지 실험이 진행되었음이 무척 놀라웠다.

다시. 섹스는 자원봉사가 될 수 있는가. 아니 자원활동이 될 수 있는가? 직접 성행위가 자원봉사의 영역인가가 가장 핵심적인 논쟁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성행위, 섹스에 대한 구구절절한 설명이 굳이 필요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비단 네덜란드나 일본과 우리나라의 정서 차이를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중심적인 논쟁점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다. 섹스, 직접 성행위는 자원봉사, 혹은 자원활동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

첫째, 장애인은 봉사의 대상이 아니다.
굳이 봉사에 대한 구구절절한 말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장애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은 봉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느 장애인도 자신에게 한없이 불쌍한 마음을 가지고 동정으로 봉사해 주는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 도움을 주고 받는 것이 즐거운 사람들이 자원활동을 하는 것이고,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즐겁고 적성에 맞는 사람들이 그런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뿐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그리고 실제로는 봉사자들이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장애인의 성생활을 이야기할 때, 장애인의 욕구충족이나 더 확장된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장애인을 봉사의 대상으로 여기고 이야기를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첫 단추를 심각하게 잘못 끼우는 일이며, 장애인을 이용한다는 비난을 피해갈 수 없는 길이다. 나는 장애인들을 위해서 자원봉사를 한다는 사람들을 의심한다. 차라리 장애인 성매매업자들처럼 인생의 결산 장부를 맞춘다는 것이 더 솔직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직접 성행위는 서비스의 대상이 아니다.
성행위는 돈을 주고 사거나 어떤 대가와 교환하거나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다. 그런 경우들은 바람직하지 않은 경우이다. 성행위는 감정이고 사랑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결혼을 하고 성행위를 통해서 2세가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애인에 대한 섹스 서비스는 직접 성행위가 아닌 광범위한 성교육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다만 그 실제에 있어서, 이야기에 등장하는 사람들처럼 직접 성행위를 보여주거나 코치해 주는 등등의 사례들을 읽으며 공감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장애인 성교육의 실제. 최근 교실에서 우리 반 한 아이가 자위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6학년 나이라 조금 이른 듯도 하지만, 남자 아이고 충분히 그럴만한 나이가 되었다. 이 친구에게 자기 몸을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을 몸으로 사랑하는 것을 어떻게 알아가도록 도와주어야 할까. 막막하기만 하다. 그 사람들의 실험을 공감하는 부분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스킬이 아니다. 성적 쾌락을 즐기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만약 성적 쾌락이 목표라면 자위기술에 좀 더 중점을 맞춘 교육과정을 짜거나 성매매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술을 교수하면 될지도 모른다.

장애인에 대한 성적 서비스를 이야기하면서 성적 쾌락에 중심이 맞추어 시작하면 안 된다. 일반인들은, 비장애인들은, 물론 쾌락을 위해서도 섹스를 하지만 인간에게 섹스는 단순히 즐기는 것만이 아니지 않을까? (이 부분의 쾌락에 대해서는 좀 더 부연설명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쾌락에 중심이 맞추어진 섹스 서비스 제공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 비장애인들에게도 바람직하지 않은 섹스가 낳는 부작용은 심각하다. 강간이나 성매매, 상대에 대한 폭력, 낙태 등등 장애인들의 경우 이런 부작용은 더욱 심각할 수 있다.

이 책은 대개 지체 장애인들에 대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자폐인, 정신지체인, 정서장애인들에 대한 성적 서비스를 이야기할 때 우리가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되는 점이 이것이다. 우리에게, 당신에게 섹스는 무엇인가?
인권하루소식 제 호 [입력] 2005년10월04일 11: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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