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소식지 2001년 1/2월호
http://www.amnesty.or.kr/library.php


(2003-01-27)북한: 굶주린 이들에 대한 탄압


미국의 구호 전문가들에 의하면, 영양실조와 관련 질병으로 죽음에 이를 수 있는 기아상태에 있는 북한인 들이 수백만 명에 달하며, 약 2백만 명(전체인구의 약 10%)이 관련 질병을 앓고 있다고 한다.

1994년부터, 일련의 자연재해와 1990년대 초반 구 소련과 중국과의 특혜무역이 없어짐으로 해서 발생한 복합적인 국영경제의 오류는 기아를 야기하는 극심한 식량부족사태를 초래하였다. 1992년 말까지 북한의 경제상황은 북한정부가 식량소비와, 기본 필요량의 1/4 수준으로 개인 섭취량을 엄격히 제한해야만 할 정도로 심각성을 띄게 되었다. 1993년부터 95년까지, 1994년의 혹한과 1995년의 홍수로 인해 심각할 정도로 농업 생산량이 감소함에 따라 식량사정은 더욱 악화되었다.

1991년부터 국가 GDP가 1/3 이상 줄어들고 식량부족이 더욱 확대되어 많은 수의 북한인들이 생존을 위해 본국을 탈출하였다. 북한정부가 정보의 제공을 내켜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1999년 북한 당국자는 자연재해로 인한 사망률이 1995년 1,000명중 6.8명에서 1998년에는 1,000명당 9.3명이라고 밝혔다.

2000년 6월말 유엔 식량 및 농업기구(FAO)와 WFP의 공동 북한방문이후, 이 기구들은 북한이 올해 또다시 심각한 식량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이 보고서는 "식량부족이 6년째 계속됨에 따라, 북한은 여전히 적절한 영양섭취기준 - 특히, 아동과 임신부 그리고 노인을 위한 - 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대규모 식량지원을 필요로 한다" 라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우려는 지난 6월 제네바에서 유엔 개발프로그램(UNDP)과 22개 후원 국가를 만나는 자리에서 북한 대표단에 의해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대규모 인도주의적 원조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정책이 원조의 배급을 제한하고 따라서 이에 대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많은 보고가 있었다. 군 관계자들과 조선노동당(WPK) 당원 그리고 전략산업 종사자들이 일반 국민에 비해 더 많은 원조물자를 받고 있다는 보고들이 있었다. 북한이나 중국과의 국경지대 근처에서 활동하는 인도주의적 원조기구들은 가장 고통받기 쉬운 집단 즉, 실업자나 노인, 노숙자, 고아원의 아이들 그리고 수인들에 대해서는 차별적인 방식으로 식량이 배급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2000년 3월, Action contre la faim (굶주림에 대항하는 행동)의 현장 책임자는 "우리에게는 '유용한' 인구와 '유용하지 않는' 인구가 있다" 라는 일부 북한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하였다. 다른 소식통들 역시 구호식량이 군과 조선노동당에 의해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상황은 M decins Sans Fronti res(MSF)와 같은 일부 인도주의 기구들이 접근에 대한 통제가 "원칙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원조물자를 배급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한다는 이유로 북한에서 철수하는 결과를 야기했다. MSF는 다른 후원 기구들에게, 북한에 대한 원조 정책을 재고하고, 보다 강력한 책임성을 명확히 하고, 각 기구들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공평하게 접근할 수 있고 국민들을 직접 접촉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을 요청했다. 현재도 계속해서 북한에서 활
동하고 있는 WFP와 UNDP와 같은 다른 국제원조기구들 역시 통계에 대한 부적절한 접근과 구호 배급을 감시하기 위한 여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활동이 어렵다고 보고했다.

식량사태로부터의 탈출

최근 국제사회에 대한 개방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정부조직이나 사법구조 그리고 조선노동당의 활동 등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자주" 또는 "주체", 따라서 다른 세계로부터의 독립이라는 이데올로기로 인해, 북한의 정치구조는 어떠한 반대도 허용하지 않고 국내 및 외국 여행에 대해 엄격한 제한을 강제하고 정보의 유포에 대해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북한은 여전히 자국 내 인권문제에 대한 모든 독립적인 조사를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북한인들은 표현 및 결사의 자유를 행사할 권리도 본국을 자유롭게 떠날 권리도 가질 수 없다. 최근 몇 년간 구호 활동가들과 외신 기자들이 중국에 있는 북한인들과 이전보다 많은 인터뷰를 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를 통해 북한의 심각한 인권침해가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약식 공개재판과 총살 또는 교수형, 일상적인 고문의 사용, 정치적 수인 수천 명에 대한 구금 그리고 교도소 및 다른 수용시설의 열악한 수감조건들이 보고되고 있다. 수용시설의 수감조건의 경우, 많은 수인들이 배고픔과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본국을 탈출한 북한인들은 만약 이들이 공식허가 없이 북한을 떠날 경우 보통 북한 정부에 의해 변절자 또는 범죄자로 간주되어 최소 7년간의 구금 또는 심한 경우 사형에 처해진다.

생존을 위해, 수천 명의 굶주린 북한인들이 '불법적으로' 본국을 탈출하여 흔히 1,300km 떨어진 중국으로 간다. 약 2백만에서 3백만의 조선족들이 질린과 리아오닝 지역에 있는 중국 도시 두만, 지앙, 양지, 단동 등지에 살고 있다. 두만과 양지는 북한 국경과 520km를 접하고 있는 질린 지역에 있는 얀비앙 조선족자치구에 위치해 있다. 중국으로 탈출하는 북한인 다수는 흔히 걷거나 수영해서 건널 수 있을 만큼 강폭이 좁은 두만강을 건넌다. 국경지역으로 접근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중국에 있는 북한 출신 망명희망자들과 "불법 이민자"의 정확한 숫자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현재 중국에 남아 있는 탈북인들의 숫자는 약 5만에서 30만 정도로 추정된다.

위협과 협박, 강제송환의 위험

중국의 동북지역인 질린과 리아오닝으로 국경을 넘은 북한인들 중 일부는 본국을 "불법적으로" 떠났다는 이유로 생명을 위협받으며, 목적지에 도달했다 하더라도 불안한 미래를 직면하게 된다. 1995년 전후에는 중국의 북한인들은 건강하고 영양상태가 좋은 보다 나은 경제활동을 찾아 떠나온 북한 남성들이었다. 당시 중국은 이를 중요한 문제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1998년 기아가 정점에 이르자, 점점 더 많은 영양결핍상태의 여성과 노인 아동들이 먹을 것을 찾아 중국으로 건너오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난민지위를 얻고자 하는 북한인들은 매우 불확실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일부는 마을이나 농장에 피신하여 중국에 있는 조선족 사회와 중국의 다른 소수민족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다른 이들은 구걸이나 절도를 하게 된다. 또 다른 이들은 북한에서와 마찬가지로 풀뿌리로 연명하고 있다. 앰네스티가 입수한 많은 보고들에 의하면, 여성과 소녀들은 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이들은 부모에 의해 팔리거나 전문적인 신부(新婦) 매매자들의 손에 넘겨져 '성 노예'로 전락하고 있다.

일단 중국 남자와 결혼하여 중국 거주권을 가지게 되면, 북한 여성은 체포되어 강제로 본국으로 돌려보내질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다. 또한 북한 여성들이 자신과 배고픈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매춘부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신부 매매업자에 팔리는 북한 여성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는데, 지역의 점점 더 많은 젊은 여성들이 도시로 일하러 감에 따라 아내를 구하기 어려워진 중국의 조선족 농민들에게 북한 여성들이 팔리고 있다. 이들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상황에 처해지든 간에, "불법적으로" 중국에 들어간 모든 북한인들은 중국의 공안요원들과 북한 공안국(PSS) - 이들은 종종 기독교 선교자의 행세를 하기도 한다 -
의 추격과 체포의 위험을 직면하게 된다.

앰네스티는 2000년 3월에만 약 5,000명의 북한인들이 두만강 다리(질린)를 통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었다는 보고를 받았다. 그리고 비슷한 숫자의 북한인들이 리아오닝의 중국 동북지역에서 강제 송환되었다.

중국 보안군과 북한 당국은 이전에는 북한 남성들에 대해서만 그러하던 것이 이제는 북한 여성과 아동들까지도 표적으로 삼고 공포분위기와 협박을 일삼고 있다. 또한 북한인들을 도와준 것으로 간주된 사람들 역시 이제는 최고 약 4,320만원에 달하는 벌금을 내야하는데, 이 때문에 북한인들을 도와주고자 하는 사람들은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난민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

당국에 붙잡혔다가 후에 탈출하거나 석방된 사람들에 의하면, 이들은 중국과 북한의 국경 경찰과 보안당국원들로부터 구타를 당했다고 한다. 북한으로 돌려보내진 사람들 중 일부가 북한 경찰에 의해 오랜 기간 심문을 받고 고문을 당했다는 많은 보고가 있었다. 일부는 감옥이나 노동캠프에 보내졌다. 수감조건은 극도로 열악하여, 수인들은 고문이나 가혹행위를 당하며 매우 적은 량의 음식을 배급받고 병에 걸려도 치료도 받지 못한다.

탈북인들의 가족들 또한 가족의 "범죄"로 처벌을 받는다. 두만시(질린)에서 한 언론인과 인터뷰한 60세의 북한 여성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들 한 명과 딸 한 명을 포함한 친척들이 내가 처음 탈출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감옥으로 보내졌다. 내가 다시 탈출한 지금, 그들에게 일어날 일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1999년부터 중국에 있는 다른 북한 여성도 1998년에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어 그 직후 감옥으로 보내졌는데, 그곳에서 이미 사망한 수인들에 둘러싸여 멀건 죽으로 연명해야 했다. 그녀는 이제 또다시 붙잡혀 북한으로 돌아갈 경우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살아날 가능성이 전혀 없다. 다시 붙잡힐 경우 자살하기 위해 항상 청산칼리를 가지고 다닌다."

먹을 것을 찾아 정기적으로 북한과 중국의 국경을 넘어 다녔던 20세의 한 농부도 올 8월에 북한 보안군에 붙잡혀 심한 고문을 받았다. 그는 몇 일간 계속적으로 심문을 받았고, 심문 중간 중간에는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그 후 그는 높이는 1m 밖에 안 되고, 천장에는 강한 불빛을 밝히는 백열등이 매달린 좁은 감방에 감금되었다. 그는 서 있을 수도 없었고, 불빛이 너무나 강하고 뜨거워서 잠을 잘 수도 없었다. 그는 4개월간 하루 세 번 멀건 밀가루죽을 먹어야 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그는 병이 들었고, 감옥에서 수인이 죽는 것을 원치 않는 교도당국은 결국 그를 석방시켰다.

북한 정부 요원이나 정치적 반대자로 간주된 사람들 또는 해외 정치 망명을 시도한 사람들은 만약 강제 송환될 경우, 특히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된다. 이들의 운명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북한 형법과 수많은 처형 보고를 볼 때, 이들 중 일부는 이미 처형되었을 것이다. 1997년 목격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한 명의 여성을 포함하여 최소 23명이 1970년부터 1992년 사이에 북한의 여러 지역에서 공개 처형되었다. 북한에서는 절도에서부터 강도, 강간, 살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사형이 시행되고 있다.

중국으로 탈출한 북한인들과 외신 기자들이 가진 인터뷰에서 공개 및 비공개 처형에 관한 증언들이 있었다. 이러한 북한인들 중 일부에 의하면, 비공개 처형은 '정치적' 수인 즉, 당국이나 노동당을 비판하여 기소된 사람들에 행해진다고 한다. 반면, 절도나 중국과의 국경을 여러 차례 넘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공개처형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 글은 2000년 12월 15일 앰네스티 국제사무국이 발표한 보서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persecuting the starving: The plight of North Koreans fleeing to China (AI Index: ASA 24/03/00)'에서 발췌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