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권침해감시활동 보고서 >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7.11 범국민 추모의 날' 집회에 대한

경찰 대응의 문제점

인권단체연석회의 인권침해감시단

2009월 7월 13일

1. 개괄

2009년 7월 11일 이루어진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7.11 범국민 추모의 날’ 집회는 용산 참사 이후 거의 6개월만에 용산 참사 관련으로는 처음으로 ‘허가’된 집회였음. 헌법에는 집회에 대한 허가/불허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명시되어있음에도, 현실에서는 경찰의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집회가 허가/불허되고 있음. 이 날도 여전히 경찰은 서울역에서 용산참사 현장으로의 행진을 불허하였음.

또한 경찰이 집회 현장을 취재하는 카메라 기자를 폭행하고 취재를 방해한 사건이 또다시 발생하였음. 집회 시위 현장에서 투명한 법집행을 거부하는 경찰의 행태는 즉시 시정되어야 함.

2. 경찰 대응의 문제점들

가. KBS 카메라 기자에 대한 취재 방해와 폭행으로 인한 부상의 문제

1) 요약

오후 7시 10분 경 한강로 갈월동 버스정류장 부근에서 행진 현장을 취재하던 KBS 카메라 기자에 대해, 경찰 지휘관이 직접 손으로 카메라를 치고, 전경이 우산으로 카메라를 찌르는 등의 취재 방해를 함. 또한 경찰 병력이 사다리 위에 있던 기자를 밀어서 떨어뜨리고, 동 지휘관의 명령으로 연행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카메라와 기자재가 파손되고 KBS 기자의 손가락 인대가 늘어나 깁스를 하는 등 전치 3주의 부상을 입힘. 이는 경찰 직권을 남용하여 타인에게 폭행을 가하고 상해를 입힌 것으로, 경찰관직무집행법 12조의 직권남용죄와 형법의 폭행치상죄로 형사적인 책임을 져야 함.

2) 상황 설명

● 당시 KBS 기자는 사다리에 오른 채 현장을 촬영하고 있었음.

● 서울지방경찰청 제2기동단 소속 중대장으로 추정되는 경찰 지휘관이 손에 무전기를 든 채 카메라를 몇 차례 쳤고, 옆에 서 있던 제2기동단 소속 전경이 우산으로 카메라를 찌름. (우산 손잡이에는 [정백둘 부속실 02-401-3651]이라는 표지가 붙어 있었음 - 서울청 2기동대장 부속실)

● 동시에 앞줄의 전경들이 방패로 사다리 위에 있는 기자를 밀어냄.

● 보조기자와 인권침해감시단 활동가가 사다리를 받치고 위험하니 방패로 미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으나, 무시하고 계속 밀어 기자가 사다리에서 떨어짐

● 기자가 사다리에서 떨어지자 중대장이 "연행하라" 명령을 내리고, 우산으로 찌르는 행위를 한 전경이 기자의 멱살을 잡고 끌고 감.

● 연행은 되지 않았지만 사다리와 카메라가 파손되었고 기자는 끌려가다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다쳐 인대가 늘어나 전치3주 진단을 받고 깁스를 한 상태임.

3) 관련사진

▲서울지방경찰청 2기동단 소속 전경이 우산으로 기자를 찌르며 폭행 및 취재방해

▲ 기자를 우산으로 찌른 서울지방경찰청 2기동단 소속 전경

4) 소결

취재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에 속하며 경찰은 이를 보장해야 함. 특히 경찰이 집회 시위 현장에서 진압 업무를 수행할 때 그 과정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함. 그러나 경찰은 언론에 대한 거부반응을 여러 차례 보여왔으며 취재 방해 사례가 되고 있음. 이번 사건의 경우 우산으로 기자를 찌른 전경 뿐만 아니라 경찰 지휘관이 직접 카메라를 치고, 기자를 체포하도록 명령을 내리는 등 경찰이 매우 적극적으로 취재 방해를 시도 하였음. 이는 경찰 직권을 남용하여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업무를 방해한 것임. 해당 전경 및 이를 적극 지휘한 경찰 지휘관은 경찰관직무집행법 제12조에 따라 직권남용죄 뿐만 아니라 기자를 폭행하고 상해를 입힌 것에 대해 형사적인 책임을 져야 함.

나. 유가족, 국회의원, 인권침해감시단에 대한 폭행

1) 상황 설명

● 오후 6:00 경 서울역에서 집회를 마친 시위대가 서울역에서 용산 참사 현장 방향으로 인도로 이동하던 중, 오후 6:40 경 인근 갈월동 버스정류장 앞에서 선두에 있던 유가족들과 문정현 신부가 차도로 진출하여 가두행진을 시도함.

● 경찰은 이들을 둘러싸고 고립시키면서, 따라 내려온 시위대를 인도로 거칠게 밀어냄.

● 이에 유가족들과 문정현 신부가 도로에 연좌하고, 이정희 의원이 유가족들을 몸으로 감싸 보호함. 경찰은 이들을 포위한 채 이정희 의원에게 방패를 휘두르거나, 유가족들을 발로 차거나 방패로 툭툭 치면서 자극함. 이에 항의가 잇따르며 계속해서 마찰이 생김.

● 이러한 과정에서 경찰관기동대원이 유가족 옆에 있던 한 인권침해감시단원의 멱살을 잡고 바닥에 내리꽂고, 방패로 추정되는 물체로 정강이를 가격하는 등의 폭행을 가함.

2) 소결

경찰은 직권을 행사함에 있어 직무 수행에 필요한 최소한도 내에서 행사되어야 하며 이를 남용해서는 안됨(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 방어 용도로 사용되어야 할 방패를 시민이나 국회의원에게 휘두르거나, 연좌한 유가족을 발로 차는 것은 경찰 직권을 필요한 최소한도 내에서 행사된 것이라 볼 수 없으며, 직권을 남용하여 타인의 인권을 침해한 것임. 따라서 이러한 행동을 지시하거나 방조한 경찰 지휘관은 경찰관직무집행법 12조에 따라 직권남용죄로 처벌되어야 함.

다. 가두행진을 시도한 시위대를 인도로 밀어내는 과정의 위험 방조.조장 및 폭행

1) 상황 설명

● 인도에는 사람들이 가득 찬 상태였기 때문에, 경찰이 차도에 내려온 이들을 억지로 인도로 밀어낼 경우 사람들이 넘어지거나 깔릴 위험이 있었음. 실제로 이 과정에서 여러 명이 부상을 당함. 일례로 김모씨(남, 대학생)은 경찰 군화와 방패로 다리와 발목 부위를 가격당해 아킬레스건 부위에 부상을 입음. 또한 한 여성은 경찰 방패에 허벅지 부위를 가격 당해 고통을 호소함.

● 이에 주변 사람들과 국회의원들이 위험을 지적하며 경찰이 막무가내로 밀어내는 것에 항의하였으나 경찰 지휘관이 오히려 유원일 의원에게 욕설을 하는 등 폭언을 가함.

2) 소결

경찰에겐 위험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극단한 혼잡 기타 위험한 사태가 있을 경우, 그 장소에 있는 자에게 위해방지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조치를 하게 하거나 스스로 그 조치를 취해야 한다(경찰관직무집행법 제5조). 그러나 경찰은 시위대가 밀려날 장소에 대한 고려 없이 강제로 밀어붙임으로서, 위험 발생 가능성을 늘려 위험을 방지할 의무를 방기하였음. 특히 주변의 시민들과 공무수행 중이던 국회의원이 이러한 위험을 지적하며 이를 그만둘 것을 요청하였으나, 오히려 경찰 지휘관이 폭언을 가하며 위험한 밀어내기를 강행한 것은 직무 유기를 넘어 직권 남용에 해당함. 이러한 결과로 시민들이 부상하였으므로, 해당 현장 경찰 지휘관은 경찰관직무집행법 제12조에 따라 직권남용으로 처벌되어야 함.

3. 결론

이날 경찰은 행진 과정에서 기자에 대해 부당한 폭행과 취재방해를 하였으며, 위험한 작전을 강행하여 시민들에게 부상을 입혔음. 이는 경찰관직무집행법 상 직권남용에 해당하며, 이와 관련된 경찰관 및 지휘관들은 형사적인 책임과 지휘 책임을 져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