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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한국정부의 유엔인권이사국 재선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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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1일 한국은 유엔인권이사국으로 재선되었다. 초대 인권이사회 이사국에 이어 2회 연속 재선된 것이다. 이를 한국정부는 뻔뻔스럽게도 한국정부의 인권개선 노력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고 자랑하고 있지만, 나흘 동안 평화롭게 자신들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한 211명의 시민들을 연행해간 한국 정부를 바라보며 한국의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참담한 심정을 감출수가 없다.

한국의 청소년들은 촛불시위에 참여할 때 불이익을 우려하여 마스크를 쓰고 나올 수밖에 없으며 심지어는 수업 중에 끌려 나가 조사를 받고 있다. 한국의 시민들은 경찰의 불법채증에 노출되어 있으며 경찰의 폭력적인 시위진압으로 한국의 집회 및 결사의 자유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 그럼에도 한국정부는 지난 5월 제네바에서 열린 한국 인권상황정기검토(Universal Periodic Review)에서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한국정부가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하여 “집회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과도한 제한이 되지 않도록 엄격하고 신중하게 운영하고 있다” 답변한바 있다. 과연 촛불시위에 참여하는 청소년들까지 마구잡이로 연행하고 신상정보를 알아내어서 퇴학을 포함한 불이익을 주겠다는 정부가 과연 집회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정부인가? 한국정부의 뻔뻔스러움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5월 초에 있었던 한국의 인권상황정기검토에서 확인되었듯이 국제사회가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의 가족의 권리보호에 관한 국제협약’에 가입할 것을 촉구하고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인권에 대해 우려하고 있음을 한국정부가 알고 있음에도 또다시 5월 15일, 이주노조 지도부를 국가인권위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강제출국 시켰을 뿐만 아니라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사냥하듯이 단속하면서 그들의 인권은 고려조차 하고 있지 않다.

한국의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한국정부에 진지하게 묻고 싶다. 한국정부는 정말 UN 인권이사회의 목적과 그 내용을 알고는 있는 것인가? 그리고 인권이사국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서 알고는 있는 것인가? 한국정부가 지난 2006년 초대 인권이사국 선출 당시 약속했던, 구금시설의 방문 및 조사를 다룬 고문방지협약 선택의정서 가입과 그동안 한국사회의 열악한 노동인권수준의 상징이었던 ILO 87조(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보호에 관한 협약), 98조, 29조, 105조(강제노동금지 조약)가입과 같은 공약은 휴지조각이 되었으면서도 이번 선거에서도 뻔뻔하게 다시 지키지도 못하고 있는 공약을 들고 나왔다. 우리로서는 한국정부의 유엔인권이사국 직위 수행에 대하여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문제는, 앞으로의 3년간의 한국의 UN인권이사국 임기동안 한국의 인권현실이 개선되기는커녕 악화될 것이라는데 있다. 미국정부까지 국가보안법 개정을 촉구했음에도 18대 국회와 정부는 이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지 않으며, 사형제 역시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그토록 강조하는 ‘글로벌 스탠더드’에는 국제사회의 인권기준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이번 한국의 인권상황정기 검토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으며 최근 시민들에 대해 무차별 가해지는 인권침해를 보면서 이정부가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과 우려에 대해서 진정성 있게 받아들일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한국의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한국이 적극적인 인권개선 노력을 통해 UN 인권이사국으로서의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바람과는 달리 한국정부는 기존에 제시한 공약은 물론, 국제사회의 기본적인 인권기준조차 위반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 보인다. 능력이 없다면 출마를 하지 않았어야 했고, 당선이 되었다면 그에 맞는 행동을 하는 것이 맞다.

앞으로의 3년을 또다시 변명과 회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면 UN인권이사국 직위에 합당한 개선 방안과 일정을 준비하고 실행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한국 인권시민사회단체의 최소한의 요구부터 받아들일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하나, 한국정부는 국가보안법을 즉각 폐지하라.
하나, 한국정부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야만적인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한국정부는 사형제를 폐지하라.
하나, 한국정부는 무엇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광범위하고 악의적인 집회 및 시위의 자유에 대한 침해를 즉각 중지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라.

2008년 5월 29일

한국교회인권센터/인권운동 사랑방/인권과 평화를 위한 국제민주연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천주교인권위원회/참여연대/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유엔인권정책센터/민주노동자연대


		형식적 답변으로 일관한 한국인권상황정기검토

2008년05월29일 18:19:05